2012년 새 해가 밝습니다.
청재설헌이 잠자고 아침을 함께 나누는 B&B house로 문을 연 지 어언 12년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매사 부족함에도 찾아 주시는 인연들 덕분에 혼자이지만 늘 많은 사람들과 얼굴 마주하면서 아침도 먹고 차도 나누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나이도 들어 일정 부분 다른 손의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가능하면 가족들끼리 지켜 갈 수 있기를 고집하여 너른 터를 빙자하여 더 많은 분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꾀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서로 얼굴 대면할 수 있고 누군지 알 수 있는 정도의 규모를 지켜 갈 생각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처럼 여전히 한 지붕에 깃들어 잠이 들고 아침을 맞는 인연들을 위해 먹을 것을 준비 하고 소소한 일들을 직접 챙기며 지낼 생각입니다.
고등학생 중학생이던 아들딸이 장성하였고 학업을 마치고 감사하게도 여기서 함께 지낼 가능성이 보여서 언젠가는 접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없어졌습니다.
십 년 넘게 심어 온 다양한 나무들 열매 맺고 꽃 피는 것 보면서 더 풍성해진 먹을거리를 거두어들이고 소박한 음식을 만들어 나누면서 지낼 수 있겠습니다.
여기 머무는 인연들이 나무와 꽃에 관심 가지고 거기 깃들어 사는 작은 생명들을 만나고 이 땅이 주는 것으로 약을 삼을 수 있다면 뿌듯할 것 입니다.
사계절 다른 풍경을 눈여겨 볼 수 있고 우리 먹는 것 또한 계절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청재설헌이 화려하거나 첨단을 갖춘 시설은 아니지만 소박함과 정갈함 거기에 건강한 먹을 것을 지향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머물다 가는 집으로 지켜 갈 것입니다.
청재설헌 김주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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